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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민 세계 홍보단 해외 자매도시 대장정 !

2025 APEC 넘어 세계로… 경주 시민 홍보단, 중국 대륙에 '신라의 깃발' 꽂다
전임 시장부터 시민까지 32인, 'POST APEC 경주 시민 세계홍보단' 결성
김교각의 지주(池州)·최치원의 양주(揚州)서 민간 외교 닻 올려

미디어인경북 기자 / hawk1255@naver.co.kr입력 : 2026년 02월 14일
지난해 경주를 뜨겁게 달궜던 ‘2025 APEC 정상회의’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그 거대한 파도는 시민들을 더 넓은 바다로 이끄는 동력이 되었다. 관(官) 주도가 아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뭉친 ‘POST APEC 경주 시민 세계홍보단(이하 홍보단)’이 지난 4박 5일간의 중국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츠저우시


이번 홍보단은 이원식 전 경주시장이 단장을, 한정희 국제어머니회장이 부단장을 맡아 무게중심을 잡았다. 각계각층 32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이들은 1,300년 전 신라와 당나라가 문명을 교류했던 역사의 현장, 중국 안후이성 츠저우(池州)와 장쑤성 양저우(揚州)를 방문해 ‘천년 고도 경주’를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원식 전 경주시장


◇ 빗속의 구화산행, 김교각 스님의 ‘신뢰’를 되새기다

홍보단의 첫 기착지는 안후이성 츠저우시였다. ‘연중 200일 이상 비가 내린다’는 가이드의 설명처럼 도시는 몽환적인 안개와 빗방울 속에 잠겨 있었다. 하지만 악천후도 홍보단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신라 왕자 출신으로 당나라로 건너가 등신불이 된 김교각 스님의 성지, 구화산(九華山)이었다. 안개 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99미터 높이의 거대한 지장보살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었다. 홍보단원들은 국경을 초월해 추앙받는 김교각 스님의 발자취를 보며, 경주가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몸소 느꼈다.

특히 ‘천태봉’ 등반은 이번 여정의 백미였다. 비에 젖은 1,400여 개의 가파른 계단은 젊은이에게도 벅찬 난코스였다. 그러나 홍보단은 서로를 부축하고 독려하며 구름 위 기암괴석 사이를 올랐다.

한 참가자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마다 1,300년 전 구도의 길을 걸었던 김교각 스님을 생각했다”며 “32명의 거친 숨소리가 하나로 모였을 때 비로소 우리가 하나의 목표를 가진 ‘원팀’임을 실감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정희 국제어머니회장


◇ 붓으로 대륙을 호령한 최치원의 도시, 양저우에서의 다짐

거친 산행을 마친 홍보단은 ‘문명(文名)의 바다’ 양저우로 이동했다. 이곳은 신라의 천재 최치원 선생이 ‘토황소격문’ 등으로 당나라에 명성을 떨쳤던 곳이다.

최치원 기념관을 찾은 단원들은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타국인 중국이 최치원 선생을 이토록 거창하게 기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정작 우리는 선조들의 유산을 제대로 알리고 있는가에 대한 자성(自省)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기념관 2층에서 열린 홍보 행사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뜨거운 교류의 장이었다. 홍보단은 양저우시 관계자들과 만나 두 도시 간의 문화·관광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미래지향적인 대화를 나눴다. 32명의 단원 모두가 경주를 대표하는 홍보대사라는 사명감으로 경주의 문화적 자산을 설명하는 데 열을 올렸다.

이원식 단장은 “칼과 창이 아닌 붓과 먹으로 대륙을 호령했던 최치원 선생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소프트 파워’ 외교의 본보기”라며 이번 방문의 의의를 강조했다.

양저우시 최치원기념관


◇ 에필로그: 멈추지 않는 항해

4박 5일간의 숨 가쁜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단원들의 표정은 출발 전과는 사뭇 달랐다. 단순한 여행객의 들뜸 대신, 역사의 무게와 미래의 책임을 짊어진 개척자의 결기가 엿보였다.

경주는 이제 APEC 개최 도시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는다. 폭풍우와 안개를 뚫고 구화산을 올랐던 그 기세로, 홍보단은 벌써 다음 항로를 구상하고 있다. 경주의 이름이 전 세계인의 뇌리에 ‘반드시 가봐야 할 랜드마크’로 각인되는 그날까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뜨거운 항해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디어인경북기자]
미디어인경북 기자 / hawk1255@naver.co.kr입력 : 2026년 0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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